- 물난리 -

2003. 1. 13. 오후 11시쯤 엄기영주임신부님은 우연히 성당에 들렀는데

지하성당에 물이 가득 차 있는걸 발견하고 주요 간부들에게 지하 성당안에 물이 차있으니

구역에 빨리 연락을 하고 성당으로 오라고 전화를 하였다.

성당에는 몇 군데 전등불은 꺼지고 사무실과 복도에는 약 30cm정도의 물이 차 있다.

먼저 소방서에 지원 요청을 하니 이런일로는 출동하기 어렵다는 대답이다.

정족리 묘역에서 사용하는 양수기를 밤중에 가져와 새벽2시가 넘도록 물을 퍼냈다.

그날은 월요일이었고 모두들 쉬는 시간이었다.

한 형제는 급한마음에 신던 구두를 신고가 물을 3시간이상 퍼내

구두가 밑창이 떨어지고 다시는 신을수 없게 망가져 버리는 일도 있었다.

일은 상가에 스프링클러가 부식되어 터지면서 일어난 것이었다.

 

엄동설한. 추운 겨울이었지만 추운줄도 모르고 주변의 신자들은

한마음이 되어 물을 퍼냈고

다음날 아침 일찍부터 마른 걸래로 닦고

드라이기로 복사기와 집기들을 말리면서 하루가 저물어 갔다.

저녁미사때에는 대청소를 한것처럼 뽀송뽀송 깨끗하여 현장을 보지 못한 신자들은

말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었다.

우연히 알게된 것.

밤새도록 작업을 한 우리들만의 이야기는 하느님의 섭리였을까..

그때는 힘들었지만 힘든줄 모르고 도울일이 없을까 함께하며

원인을 알고 대처를 하면서 하나가 되고 함께 기뻐했다.

물난리였지만 성전을 만들던 우리들이었기에 일심동체가 되어 난리가 아닌

사랑으로 다가왔고 아픔이 아닌 아름다움으로 남아 있다.

1,2구역 신자 50~60명 추위에 발 벗고 물퍼내는 이 사건은

서먹하였던 본당 교우간에 친밀감을 쌓아가는 계기가 되었고

성전건립의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