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봄날 축제의 마당

- 고정인 바울리나 -

 

2004년 4월 화창한 새봄을 맞이하여

춘천시에서 주관하는 닭갈비 축제에 성전 건립기금 목적으로 지인을 통하여

스무숲성당에서도 참가할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 총구역장과 여성 부회장인 제가 주측이 되어 신자 모두가 힘을 모으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떠한 일도 해낼수 있다는 신념으로 적극 추진하였다.

그 당시만 하여도 일하는 것은 겁을 내지 않았지만 경험도 없이 의욕만 가지고

과연 이익금을 얼마나 낼 수 있을까? 걱정이 태산 같았다.

 

 

가정에서 조금씩 해먹어 본적은 있지만 식당에서 많은 양의 닭갈비 양념과

그 많은 인원을 동원 하기에는 두렵기도 하고 엄두가 나질 않았다.

하지만 기도로서 모든 것을 주님께 의지하며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였다.

우선 닭갈비 양념 전문가인 자매를 수소문 끝에 찾아갔다.

닭갈비집을 운영하다가 잠시 쉬는 자매님이었는데 냉담 교우였다.

성전을 짓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봉사 하겠다고 기꺼이 승낙해 주었다.

 

 

막상 축제가 열려 천막을 치고 영업을 시작하는데 교우들 모두가 초보자여서

후라이팬이 드러붙고 타기도 하여 철수세미로 닦도 칼로 긁어내는 작업이 힘들었지만

오직 아름다운 성전을 지으려는 한마음으로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다.

어느날 성당 교육관 주방에서 장사할 재료를 준비 하는데 축제 현장에서

인원이 부족하다고 하여 자매님들을 다 보내놓고 나혼자 남아서 국수(사리)를 빨리

삶기 위하여 미련스럽게 두솥을 한꺼번에 삶았더니 면발이 굵어져 건져 내는데

자꾸 미끄러지고 뜨거워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애를 태웠던 순간들이 생생하다.

 

 

넷째날인가 늦은 저녁 마무리를 하고 귀가 할때는 새벽 2시였다.

그날따라 비는 억수같이 쏟아지고 앞이 보이지 않아 아파트 부근에 억지로

주차하는 순간 뒤에서 진입하던 차량과 “쾅”하는 소리와 함께 접촉 사고가 났다.

술취한 젊은 여자가 차에서 내리자마자 삿대질을 하며 입에 담지못할 욕설을 퍼붓는데

내가 태어나서 그렇게 무자비한 욕을 먹어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날밤 억울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밤을 지새웠는데 왜 그렇게 지루한 밤이었는지 모른다.

 

 

한편으로는 재미있는 일도 있었다.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한창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니까 내가 그럴듯하게 보였는지

어떤 손님이 사장님. 하고 불러서 웃으며 “예”하고 응답하였다.

축제 봉사를 하면서 사장님이라는 호칭도 처음 들어봤다.

 

밤늦은시간 장사를 마감하고 매상올린 돈을 하나 둘 셀때는 육체적인 피곤은 사라지고

뿌듯한 마음으로 또 내일을 기대하게 된다.

주임신부님은 매상을 올리기 위하여 매일 저녁마다 신자들과 함께 지겹도록

닭갈비를 드셨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으며,

남편 요셉도 축제 기간동안 친구, 지인들과 함께 자리를 매워주워 분위기를 띄어 주었다.

여기 저기서 5인분만 더 줘요! 주문소리와 함께 “네” 곧 나갑니다.

나의 팔은 아프지만 손과 몸은 신이나서 더 빠르게 움직여 졌다.

 

 

많은 신자들도 가족들과 또 친지들과 함께 찾아주어 늘 북새통을 이뤘다.

성공적인 축제로 물김치가 동이나서 한밤중에 자매님들을 동원하여 준비를 하는데

누구하나 불평없이 그 많은양의 물김치를 벼락같이 담구었는데도

간도 잘 맞았고 맛도 좋았다.

이 모든 것이 우리들의 음식 솜씨가 있어서일까 생각해보면 하느님께서

스무숲 교우들의 참 예쁜모습을 어여삐 여기시어 함께 해주셨기에

훌륭한 맛을 낼수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기도를 드린다.

주님 내일은 두배로 모래는 세배로 채워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