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주 동안 두 회에 걸쳐 있었던 제8∼9차 영성강좌의 주제는 우리 스무숲 성당 주보성인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영성이었다. 강의를 듣기 전에 각각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 대전기』와 『성 프란치스꼬의 잔꽃송이』의 두 영성강좌 교재를 읽었다. 앞의 교재에는 프란치스코 성인의 일대기가 기술되어 있고, 뒤 교재의 주된 내용은 프란치스코 성인을 통해 일어난 기적들과 성인께서 받으신 오상에 관한 것이다. 강사는 이수완 로마노(영성신학 박사) 형제님이셨다.

 

성 프란치스코의 정신은 ‘온갖 가식에서 벗어나고, 생명을 주는 능력이 없는 가난과 겸손의 정신’이며, 이 영성의 밑바탕에는 ‘단순함과 겸손, 오직 그것들을 드러내는 가난’과 ‘겸손에 뿌리박고 있는 형제애’라는 두 가지 기본적 사상이 깔려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그래서 ‘완전한 가난을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모든 세속적인 지혜와 심지어 세상의 지식마저도 어느 정도까지는 포기해야 한다.’라고 가르치고, 항상 ‘말할 무엇인가를 위해 공부해서는 안 되고, 배운 것을 실천하기 위해서 공부해야 한다.’라는 점을 역설하였다.

그렇게 생각해 그리하였던지, 프란치스코 성인은 ‘성경을 결코 공부한 적이 없고, 지치지도 않고 기도에 전념함과 끊임없이 덕을 실천하여 영적 안목을 정화시켰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또한 ‘성경을 이해하도록 하느님으로부터 지혜를 얻었으며, 그리스도와 완전히 일치해서 성경 속에 담겨있는 진리를 실천하셨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언제나 자신을 무식한 자로 부르셨다.’라고도 한다. 지식에 바탕을 둔 신앙생활이나 지식에 합당한 것만을 간구하지 않고, 오로지 기도와 덕의 실천을 통해 관상하며 지복직관을 누렸다는 말일 것이다.

 

두 교재를 읽어보면, 프란치스코 성인의 신앙과 삶은 기본적으로 ‘가난과 겸손 그리고 형제애’임을 알 수 있다. 두 교재에 쓰여진 의미대로 읽고 해석하다 보면, 프란치스코 성인의 완전하게 가난한 신앙생활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의 신념조차도 오만으로 느껴지게 한다. 또한 성 프란치스코의 겸손과 형제애의 정신은 새․늑대 등 온갖 생명체뿐만 아니라 자연에 존재하는 만물을 형제로 보고, 나병환자를 주님으로 섬기며, 늘 ‘저는 죄인입니다.’라고 고백하면서 기도한 까닭을 잘 설명해준다.

 

저희도 프란치스코 성인의 신앙생활을 규범으로 삼아 가난하게,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만물을 형제로 섬기며 살아야 할까요? 영성강좌 선생님 이수완 로마노 형제님께서는 그런 신앙생활을 할 수도 없고, 그렇게 살 필요나 까닭도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신앙은 그분의 소명일 뿐이며, 저희는 각자 주어진 소명에 따라 기도와 신앙생활을 하면 된다는 가르침이었습니다. 더욱 독실한 신앙생활을 위해서는 우리 각자 주어진 소명을 생각해 보고, 그 소명에 합당한 성경의 말씀을 실천하면 되지 않을까요?

 

 

※ 10월 성지순례 가실 때 참고하실 수 있도록 프란치스코 성인 관련 사진을 몇 컷(아씨시에서 찍은) 열린마당 메뉴의 “솜씨자랑(사진)”에 올려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