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신자와 ‘종교’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천주교는 성모 마리아를 믿는 종교가 아니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가끔 있어요. 십계명의 첫 번째 계명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를 언급하면서 “왜 하느님 외에 다른 우상을 섬기느냐?”고 공격하기도 해 논쟁으로 번지기도 하죠.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면 이런 질문에 당황할 수도 있어요. 머릿속에 성당 마당에 있는 성모상 앞에서 인사를 하고 기도를 바치는 신자들 모습, 집에서 성모상을 보며 묵주기도를 바치는 부모님의 모습, ‘성모님의 군단’이라는 레지오 마리애가 떠오르면서 ‘마리아교라는 말이 맞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할 거예요.

흠숭과 공경 구별해야!

결론부터 말하면 천주교는 ‘마리아교’가 아녜요. 천주교에서는 성모 마리아를 특별히 공경하고 있지만 결코 하느님처럼 모시며 신격화하진 않아요.

신자들이 성모님을 공경하는 이유는 성모님이 하느님께 순명해 예수님을 낳으신 분이자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평생 함께하시며 힘을 보태신 모범적인 신앙인이기 때문이에요. 하느님의 외아들을 낳고 기르신 어머니, 마리아를 공경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교회는 성모님을 특별히 공경하는 거예요. 하느님께는 ‘흠숭’(欽崇)이라는 표현으로 최고의 예를 표해요. 성모님은 흠숭이 아닌, 공경의 대상이죠. 성모님께 드리는 공경은 흠숭과는 의미가 전혀 달라요. 성모님께는 ‘상경의 예’를 드리는데, 이는 성인들에게 바치는 공경의 예보다 좀더 각별한 예를 표현하는 것을 말해요.

교회는 하느님 ‘흠숭’과 성인 ‘공경’을 구분해요. 천주교를 ‘마리아교’라고 부르는 사람은 ‘하느님 흠숭’과 ‘성모님 공경’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해서라고 볼 수 있어요.

흠숭은 익숙지 않은 용어죠? 흠숭은 하느님께만 드리는 최고의 공경이라는 의미에요. 흠숭이라는 말은 오직 하느님에게만 쓸 수 있죠. 천주교 신자 중에도 성모님 공경이 지나쳐 하느님보다 성모님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가끔 있어요. 성모님께 예의를 갖추고, 공경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일부 개신교 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성모님을 신격화하는 것은 주의해야 해요.

성모님께는 전구를

우리가 바치는 성모송 마지막에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라고 기도하죠. 반면 하느님께 기도를 바칠 때는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이렇게 해주십시오” 하고 청해요.

어떤 차이가 느껴지나요? 하느님께는 직접 바라는 것을 말씀드리고, 성모님께는 “(하느님께) 우리를 위해 빌어 달라”고 부탁하죠.

성모님과 성인에게는 ‘전구(轉求) 한다’고 해요. 전구는 ‘빌어주십시오’ 하고 청하는 거예요. 쉽게 말하면 우리는 성모님과 함께 하느님께 기도하는 거예요. 성모님과 성인이 우리를 위해 기도를 전구해주시는 거죠.

예수님이 구원의 유일한 중재자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에요. 성모님은 우리가 예수님께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주시며, 안내자이자 동반자 역할을 해주시는 분이에요. 성모님을 통해 예수님께 나아가지 않는다면 전구의 풍성한 은혜를 못 누리겠죠!

마리아 신심은 교회의 참된 신심

성모 신심에 대한 내용은 교황님 말씀에서도 찾을 수 있어요. 바오로 6세 교황님(재위 1963~1978)은 1974년 교항 권고 「마리아 공경」을 반포하고, 성모 신심의 소중함을 말씀해주셨어요.

바오로 6세 교황님은 “교회가 영과 진리 안에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을 흠숭하고 하느님의 모친 복되신 마리아를 비범한 애정으로 공경하며 순교자 및 다른 성인들을 경건하게 기념하는 이 전례를 보다 합당하게 부흥시키기 위해 본인은 앞으로 열과 성을 다할 것입니다.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신심이 발전되기를 바라는 이유는 이 신심이 교회의 참된 신심이기 때문입니다”라고 하셨죠.

교황님은 또 “묵주기도는 복음 전체의 요약이며 그리스도 생애의 신비를 묵상할 수 있는 탁월한 수단이자 평화와 가정을 위한 강력한 기도”라고 하시며 신자들이 묵주기도를 바칠 것을 당부하셨어요.

성모님이 왜 천주교 신자들에게 공경을 받고 계시는지, 또 ‘천주교는 마리아를 믿는 종교’라는 말이 왜 잘못됐는지 아시겠죠? 하느님을 믿는 것과 마리아를 공경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혹시 주위에 ‘천주교는 마리아교’라는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오늘 배운 것을 잘 설명해주세요.  (평화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