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에서는 사목 현장에서 열심히 활동하시는 신부님들께 인사말을 드리고자 합니다.

최근 서울대교구 사제 피정을 다녀왔습니다. 일정을 미루다 보니 막차를 타게 된 것이지요.

의정부 한마음청소년수련원으로 피정을 들어가면서 혹 나 혼자 피정을 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바쁜 성탄시기에 누가 들어올까 싶어서였지요.

그런데 피정 장소를 가보니 기우였습니다.

여러 신부님이 막차를 타고 들어오셨더군요.

더 반가운 것은 대부분의 신부님이 그야말로 가기 싫어하는 곳에서 사목하는 분들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빈민사목 같은. 그분들을 보면서 반갑기도 하고 너무 오래 현장에서 사목하시는 것이 걱정되기도 해서 강론 때 노파심에서 몇 가지를 이야기했습니다.

그것을 이번에 소개할까 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냉담 신부였습니다.

심지어 ‘사제가 이 사회에서 하는 일이 뭐가 있을까’ 하고 회의적인 마음을 가지기도 했던 패배자 신부였습니다.

그런 제가 심리 상담을 공부하면서 생각이 180도 바뀌었습니다.

사제들이야말로 이 사회가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대인들은 앞날이 안 보이는 막막하고 불안한 상태에서 마치 고아들처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등대처럼, 등불처럼 길을 비춰주는 사람들이 필요한데 저는 그런 일을 할 사람들이 사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혼자 살기에 성질은 괴팍할지 몰라도 적어도 대부분의 사제들은 보상에 상관없이 주님과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돈을 벌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요즈음은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사람들이 종교계 안에도 생기고 있는데, 사제들은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하려는 분들이 많으니 삶이 힘겨운 분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적임자라고 생각됩니다.

사제들은 말 그대로 귀신 아비, ‘신부(神父)’라고 불리는 사람들입니다.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는 마음의 아버지의 자리를 갖는 사람들이니 외롭고 힘겨운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제 중에 아픈 분들이 늘어나서 걱정입니다.

왜 병이 나는가?

혹자는 마누라 없이 혼자 살아 그렇다고 하기도 합니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신부들의 대부분은 일 중독자들이라서 그렇습니다.

늘 머릿속에서 본당 일이 떠나지 않는 사제들이 대부분이란 것입니다.

또 사서 고생하는 사제들이 많아서 그렇습니다.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데도 혼자 무언가 하려고 기를 쓰다가 진이 빠지고 일이 버거워서 병이 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병이 든 신부님들, 병이 나기 직전인 신부님들께 조언을 드립니다.

일단 몸이 건강해야 사목도 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마음이 건강해야 교우분들이 기댈 수 있는 든든한 사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동도 중요하지만, 함께 어울리고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야 합니다.

마음의 힘을 키우고 병을 고치는 데에 사람들과 어울려서 즐겁게 보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없기 때문입니다.

함께 놀고 함께 생각하고 함께 대화하는 삶이 사람을 훨씬 건강하게 만들어줍니다.


홍성남 신부 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